CSO, 단순 관리자를 넘어 전략가로
최근 기업 경영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지속가능성'일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환경 보호라는 도덕적 책임을 넘어, 기업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핵심 전략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제로 이끄는 리더, 즉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CSO)라는 직책이 놀랄 만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규정 준수를 관리하거나 외부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역할에 머물렀던 CSO가, 이제는 기업 차원의 가치와 전략을 설계하는 핵심 설계자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소비재 대기업 P&G의 CSO인 버지니 헬리아스(Virginie Helias)의 발언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녀는 'Sustainability LIVE: Net Zero 2026' 행사 인터뷰에서 CSO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했습니다. 헬리아스는 지속가능성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built-in, not bolted-on)'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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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속가능성이 사후에 덧붙이는 부가 요소가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제품 개발 단계부터 본질적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녀의 이러한 철학은 P&G에서 지속가능성이 제품 혁신과 브랜드 구축에 어떻게 통합되는지에 대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헬리아스에 따르면, CSO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변화했습니다. 과거 기술 부서를 이끄는 것에서 회사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규정 준수를 추진하는 것에서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것으로 진화했습니다. 이제 CSO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통해 어떻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설계하는 전략가입니다.
이는 지속가능성이 비용 요소가 아니라 가치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지속가능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단순히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수준을 넘어, 지속가능성을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경쟁 우위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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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는 이러한 움직임을 대표하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P&G는 자사의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넷제로 등대 공장(net zero lighthouse plants)'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제조 공정을 특정 공장에서 먼저 구축하고 검증한 뒤, 이를 다른 공장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방법론입니다.
등대처럼 선례를 보여주는 공장을 만들어, 다른 시설들이 그 성공 모델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히 규정 준수를 넘어, 지속가능성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진정한 경쟁 우위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헬리아스가 강조하는 '혁신에는 타협이 없어야 한다(Innovate without tradeoff)'는 원칙이 바로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는 지속가능성과 제품 성능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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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는 이러한 원칙 아래 성능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갖춘 제품을 개발하며,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딜레마를 주지 않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혁신과 지속가능성의 균형점 찾기
하지만 지속가능성 노력에서 중요한 한 가지는 단순히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실행 과정에서 현실성과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헬리아스는 지속가능성 계획을 세울 때 '현실성과의 균형'을 강조합니다.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검증된 단계적 접근법이 필수적입니다.
그녀는 내부 및 외부에서 '밝은 지점(bright spot)', 즉 성공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복제하여 확산시키는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현장에서 이미 효과가 입증된 방법을 찾아내고, 이를 다른 부서나 지역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헬리아스는 이를 '핵심 움직임 스크립트(scripting the critical moves)'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는 리더들이 복잡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실행할 때, 명확하고 따라가기 쉬운 지침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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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가 넷제로 등대 공장을 통해 선례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공장들이 실행 계획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접근법의 실례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조직 전체가 일관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각 리더들은 자신의 영역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헬리아스는 또한 차세대 지속가능성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 자신의 중요한 영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효과적인 차세대 CSO가 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특성에 대한 솔직한 견해를 공유했습니다. 새로운 세대가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들에게 필요한 지침과 영감을 제공하는 것이 현재 CSO들의 중요한 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은 장기적인 여정이며, 이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들을 준비시키는 것이 오늘날의 성공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물론 지속가능성 목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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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선언이 실질적 실행보다 홍보에만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거나, 기업이 처음부터 완벽한 지속가능 솔루션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헬리아스의 접근법은 이러한 우려에 대한 현실적인 답을 제시합니다.
지속가능성이란 단번에 달성할 수 있는 성과물이 아니라, 꾸준히 설계하고 개선해 나가는 프로세스라는 것입니다. 성공 사례를 찾아내고, 이를 복제하며, 단계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체계적인 접근이 바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방법입니다.
한국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P&G의 사례는 CSO의 역할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참고점입니다. CSO는 더 이상 보고와 약속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아닙니다.
그들은 전사적 가치 창출의 설계자로서,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DNA에 통합하고, 이를 통해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전략가입니다. 헬리아스가 P&G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지속가능성이 어떻게 비즈니스 혁신과 결합될 수 있는지, 그리고 CSO가 어떻게 조직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는 모든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속가능성은 이제 선택 사항이 아니라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입니다.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규제 대응의 도구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기회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이끄는 CSO들은 단순한 관리자를 넘어, 헬리아스가 강조한 대로 '가치 창출의 설계자'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결국, 지속가능 경영의 성공은 얼마나 높은 목표를 설정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실행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P&G의 넷제로 등대 공장, 성공 사례의 복제 전략, 그리고 명확한 실행 지침 제공은 모두 이러한 철학을 반영합니다.
지속가능성을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CSO와 경영진의 강력한 리더십, 조직 전체의 참여, 그리고 단계적이면서도 일관된 실행이 필요합니다. 헬리아스의 통찰력은 이러한 여정을 시작하는 기업들에게 귀중한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최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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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