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도입한 기업의 고용 규모가 비도입 기업보다 평균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AI를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활용한 기업에서는 고용 증가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 반면, 생산공정 자동화를 위한 활용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고용 변화가 확인되지 않아 AI 활용 목적에 따라 고용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동향지 「THE HRD REVIEW」 2026년 특별호 이슈 분석Ⅱ 'AI는 일자리를 줄이는가-기업활동조사 패널로 본 AI 활용의 고용 효과'를 통해 2017년부터 2024년까지 기업활동조사 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상용근로자 50인 이상, 자본금 3억 원 이상 회사법인을 대상으로 국가데이터처의 기업활동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진행됐다. 연간 약 1만2000~1만5000개 기업, 총 10만6389건의 기업-연도 관측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으며, AI 활용 단계가 '해당 없음'이 아닌 기업을 AI 활용 기업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기업의 고유 특성과 자산 규모를 통제한 상태에서 AI를 활용한 연도의 전체 고용은 AI를 활용하지 않은 시기보다 평균 2.9%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상용근로자 고용 역시 평균 2.4%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두 결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단순 비교에서는 AI 활용 기업의 고용 규모가 크게 높게 나타났지만 이는 원래 규모가 크고 인력이 많은 기업이 AI를 적극 도입하는 특성이 일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업 특성을 통제한 이후에도 AI 활용 시 고용 증가 추정치가 유지됐다는 점이 이번 분석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체 고용 증가가 곧 안정적인 일자리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제시됐다. 상용근로자 비중은 평균 0.46%포인트 낮아졌으며 임시·일용직 고용 변화 역시 통계적 불확실성이 커 고용 증가를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동일하게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AI를 처음 도입한 시점을 기준으로 분석한 이벤트스터디에서도 도입 이후 고용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흐름이 관찰됐다. 다만 일부 도입 이전 시점에서도 변화가 나타났고 신뢰구간이 넓어 인과관계로 단정하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AI 활용 목적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목적으로 AI를 활용한 기업에서는 고용이 평균 4.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으며 통계적으로도 유의했다. 반면 생산공정에 AI를 활용한 기업의 고용 증가 추정치는 1.5%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고용 증가나 감소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AI를 지속적으로 활용한 기업의 고용 증가 추정치는 3.8%로 나타났고 해당 연도에 새롭게 AI를 도입한 기업은 2.9%를 기록했다. 지속 활용 기업의 증가 폭이 다소 높았지만 두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은 아니어서 참고 수준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산업별 분석에서도 AI 활용 효과는 차이를 보였다. 운수·창고업은 AI 활용 시 고용이 평균 12.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으며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4.3%, 정보통신업은 4.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 산업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
반면 제조업은 AI 활용에 따른 고용 증가 추정치가 1.4%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를 제조업에서 고용 변화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번 분석으로는 증가 또는 감소를 통계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같은 기업이 AI를 활용한 시점의 내부 고용이 비활용 시점보다 평균 2.9% 높게 추정됐다"며 "다만 이는 기업 내부의 평균적인 변화이며 산업 전체의 순고용 효과나 직무별 대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4년 AI 활용 기업의 59.3%가 제품·서비스 개발을 주요 활용 목적으로 응답했고 이 분야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고용 증가가 확인됐다"며 "AI의 고용 효과는 어떤 목적과 산업에서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AI 시대의 인력정책은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데만 머무르기보다 재직자가 AI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업무 방식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생산공정 자동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직무에 대해서는 직무 전환 교육과 역량 향상 훈련, 고용안전망을 함께 마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분석 결과 AI를 활용한 기업은 비활용 기업보다 평균 2.9% 높은 고용 수준을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AI 활용 목적과 산업에 따라 고용 효과는 다르게 나타났으며, 제품·서비스 개발 분야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된 반면 생산공정 분야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AI 확산에 맞춘 인재양성과 직무전환 지원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소개 (사진제공)
한국직업능력연구원(KRIVET)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1997년 설립된 국무총리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직업교육훈련정책 및 자격제도에 관한 연구와 직업교육훈련 프로그램의 개발·보급 등 직업능력개발에 관한 연구사업의 수행’을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설립 목적하에 1997년 개원한 이래 세계적인 연구기관으로 성장해 왔다.












